뉴홉
Another New Hope
2026. 7. 31. - 9. 19.
백현주 여다함 이창훈 임흥순 정정주 차재민
걱정이나 근심이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 1

주시영(아트센터예술의시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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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처럼 웅장하고 모든 최신 시설을 갖춘 마포아파트의 준공식에 임하여 본인은 서울의 발전과 이 나라 건축업계의 전도를 중심으로 경하하여 마지않습니다. 본래 5.16 혁명은 우리 한국 국민도 선진국의 국민처럼 잘살아보겠다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루라도 속히 빈곤으로부터 벗어나서 잘 입고 잘 먹고 좋은 집에서 잘 살기 위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였고 현재 성공리에 진행 중에 있는 것입니다. (…) 이제까지 우리나라 의식주 생활은 너무나도 비경제적이고 비합리적인 면이 많았음은 세인이 주지하는 바입니다. (…)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각광을 받고 건립된 본 아파트가 장차 입주자들의 낙원을 이룸으로써 혁명 한국의 한 상징이 되기를 빌어 마지않으며, 끝으로 (…) 이 자리에 입주할 문화시민 여러분의 행복을 길이 빌어 마지않습니다.”

마포주공아파트 1차 준공식(1962년)에서 대독 된 박정희의 치사(致辭) 중 일부다.2마포주공아파트는 봉건적 농경사회를 벗어나는 현대적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했고, 과거를 등진 새로운 사회로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시 대한주택공사의 표어 ‘새 시대, 새 마음, 새출발, 새로운 주거문화 창조’는 ‘새마을’ 진입을 위한 과거로부터의 탈피, 이른바 껍질을 벗는 사회를 표방했다. 서구 근대주의자들이 산업화 이전의 전통사회와의 단절을 실행했던 것보다 한국에서의 변화 속도는 훨씬 더 빨랐기 때문에, 옛날로부터의 해방은 당연할 뿐 아니라 과거를 처박아 두고 미래를 열망하는 것이 모든 것의 출발선이 되었다. 한국의 독특한 현대성의 시작인 마포주공아파트는 1994년 최초의 재개발 아파트 단지가 되어 신화를 이어갔다. 공간을 생산하는 방식이 유사해지면서 삶의 모습과 형태가 통일되었고, 경제적 지표로 환산되는 ‘집’은 이제 한국인의 세계관과 일상을 지배하는 체제가 되었다. 애초부터 ‘언젠가 헐리고 다시 지어질 것’을 전제로 한 순환적 자산으로서, 여전히 수많은 아파트가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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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을 불도저로 밀어붙인다고 수출 공장이 되겠냐며 의심한 사람도 많았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습니다.”

구로동의 한국 수출산업공업단지 준공식(1967년)에서 박정희의 축사(祝辭) 중 일부다.3 거의 모든 국가적 성취 서사 안에서 반복되는 ‘안 될 일을 해내는 서사’는 성취 결과물이 삶의 성공을 증명하는 절대적 지표로 작동하게 한 뿌리가 되었다. 한국인이 느끼는 피로감의 상당 부분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증명함과 동시에 그 과정의 고통까지 감내해야 정당함을 인정받는 이중의 압박으로부터 기인한다. 독재정권이 하나의 인격으로서 전달한 메시지는 국가라는 익명의 권위가 말하는 방식을 장착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의 공적 언어는 실제 화자 없이 익명의 이름으로 발화되곤 하는데, 주로 그 발화의 저자와 책임 소재가 흐려지는 방식으로 굳어졌다.

1960-70년대의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이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었으나, 한국은 근대화의 후발주자임에도 세계적 추세를 웃도는 성공을 거둔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다음 해 경제성장률은 9.2% 뛰어올랐고, 이후 10년 동안 매해 평균 10.2%의 성장을 기록했다. 1969년 4분기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1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4 1970년대를 살았던 한국인들은 이전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회 변화와 속도전을 경험했다. 한국이 경험한 고도의 압축 경제성장은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모더니즘으로 변모해갔다. 여기서 ‘압축’의 의미는 단순히 ‘빨랐다’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과 박탈이 동시에, 같은 강도로 일어났다는 ‘구조적 동시성’5을 가리킨다. 즉, 성장한 이후 그 대가로 박탈이 오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박탈이 같은 사건 안에서 함께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다. 압축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건너뛰었다’라는 뜻이지, ‘모든 것을 다 가지면서 빨리 갔다’라는 의미가 아닌 것이다. 시간을 줄인 만큼 반드시 어딘가에서 다른 것을 빼내야 했던 거래였다. 압축성장이 걸러버린 것들의 청구서가 지금 세대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은 아닐지, 미청산된 채무는 한국 사회 전체를 불안하게 한다.

구로공단은 조성되자마자 비약적 발전을 이루었다. 1971년 한국 전체 수출액 10억 달러 중 1억 달러를, 1977년 100억 달러 달성 시 11억 달러를 이 좁은 공단 하나에서 만들어냈다. 당시 여공들이 감내한 저임금 노동은 대개 오빠나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상경한 어린 여성들로 채워졌다. 국가적 통계의 압축된 속도는 개인의 몸과 시간, 삶과 희망을 압축적으로 소진시킨 대가였다. 1985년 구로동맹파업이 벌어지고 노동자들의 희생이 이어지며, 국가의 ‘성장 쇼케이스’였던 장소에서 성장 논리에 대한 가장 격렬한 반박이 발생했다. 1990년대 이후 저임금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구로공단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간판을 바꿨고, 그 자리에는 패션타운과 테크노타워라는 이름의 아파트형 공장이 즐비해졌다. 그럼에도 제조업 부문이 전체 공단지역 고용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아직 제조업은 구로공단 지역에 잔존해 있다. 오래된 것 위에 새것이 얇게 덧발라진 이 미완결의 풍경 속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위에 또 다른 새것을 덮을 뿐, 그 밑에 묻혀 있는 것은 이제 알아볼 수조차 없이 흐릿하다.

미완의 이상향을 제시하는 이는 누구인가. 한국의 근대화는 곧 경제개발이었고, 산업화는 경제적인 것을 특권화하는 과정으로 고착되었다. 경제가 모든 영역을 압도하면서 ‘잘 살아보자’는 단일한 욕망이 전 사회적 현상이 되었고, 이는 사회 구조를 바꿨을 뿐 아니라 개인의 내면과 일상적 습관까지 재구성했다. 개발독재시기에 일어난 가장 뚜렷한 변화는 근대-자본주의 체계가 우리 내면에 확고하게 뿌리내렸다는 사실이다. 이미 한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그때 새겨진 집단적 경험은 돌이킬 수 없는 출발점이었기에 여전히 긴 성찰의 대상으로 남는다. 과거를 되짚는 일은 그것을 서랍에 넣어 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잘살아 보자’는 집단주의적 감성은 ‘삶은 곧 경쟁이자 증명의 연속’이라는 기본 감각을 장착시켰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물려받은 이 감각은 망탈리테(mentalité)6의 지속이다. 마포주공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삶의 질을 숫자와 평수로 환산하는 감각이 하나의 문법이 되었듯, 정권과 정책이 바뀌어도 죽음을 대하는 태도, 시간을 인식하는 방식, 몸과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몇 세대에 걸쳐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지속된다. 한때 개인은 국가가 정한 방향을 향해 내몰리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 방향, 공동의 이상향이 사라진 자리에서 개인은 스스로를 경영해야 하는 성과주체가 되었다. 이제 명령하는 이는 없지만 경쟁하고 증명해야 한다는 감각만은 그대로 남아, 개인은 자기 자신의 감독관이자 노동자,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다. 우리는 그렇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억압하는 ‘자기 착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질주의 세대가 성취라는 최소한의 결과라도 손에 쥘 수 있었다면, 지금 세대는 도착점조차 불분명한 안개 속을 달리고 있기에 더욱 가혹하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너무 값싸게 소비되어 오랫동안 응답 없는 메아리로 낡아버렸다.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한 채 반복되는 그 희망에 관해, 발터 벤야민은 파울 클레의 그림 <새로운 천사 Angelus Novus>를 통해 설명한다. 그는 화가 파울 클레가 그린 작은 그림 -눈을 크게 뜨고 정면을 응시하는, 인간과 새가 뒤섞인 듯한 형상의 천사- 을 오래도록 곁에 두고, ‘역사의 천사’라 불렀다. 벤야민의 해석에 따르면, 이 천사는 얼굴을 과거로 향한 채 서 있지만, 그가 바라보는 것은 연속적인 시간이 아니라 잔해 위에 잔해를 계속 쌓아 올려 발밑에 내던지는 단 하나의 파국이다. 천사는 부서진 것들을 이어 붙이고 죽은 자들을 깨우고 싶어 하지만, 낙원으로부터 불어오는 폭풍이 그의 날개에 얽혀, 그가 등지고 있는 미래를 향해 강제로 밀어낸다. 뒤를 보지 않고 질주하는 이들은 낙관의 폭풍에 휩쓸려가고, 애도와 연결의 시간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속도 앞에 매번 끊겨나갔다.7

성취와 박탈의 서사가 번갈아 휩쓸고 지나간 이 풍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려왔고 무엇을 잃었는가. 폭풍에 끌려가면서도 끝내 발밑의 잔해와 잃어버린 이름들을 내려다보는 ‘역사의 천사’처럼, 늦게 도착한 위로를 건네고 부서진 기억들을 가만히 보듬는 바로 그 정지의 순간만이 각자의 기억과 질문을 천천히 불러내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새희망’은 더 가속된 희망의 구호가 아니라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가 지나온 길을 가만히 돌아보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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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창훈 작가의 작품 〈걱정이나 근심이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제목을 빌려왔다. 이는 ‘파라다이스’의 사전적 정의이기도 하다.
2. 박철수, 『마포주공아파트 단지 신화의 시작』, 도서출판 마티, 2025, p.35-36
3. 국가기록원,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구로공단」
4. 한국은행, 「국민계정」
5. 장경섭, 『압축적 근대성의 논리』, 박홍경 옮김, 문학사상, 2023
6. 망탈리테(mentalité): 정권과 정책이 바뀌어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 집단적 사고방식과 감각의 구조
7. 발터 벤야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최성만 옮김, 『발터 벤야민 선집 5』, 도서출판 길,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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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주의 <Factory Camp>는 2011년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한때 금천구 일대를 채웠던 봉제공장과 미싱사들의 노동 현장을 담은 영상과 그들이 작업 중 청취하던 라디오 시그널을 교란해 전시장 안으로 들여온 사운드 설치 작업이다. 전시장 내부의 감상 시간과 담장 밖 현장 노동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병치하는 이 작업은, 15년 전 촬영된 공장 내부가 오늘의 라디오 송출 사운드와 함께 여전히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차를 알아채지 못할 만큼 고요히 되풀이되는 이 풍경은 단순한 정지가 아니라,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반복적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손을 요구하며 또 다른 형태로 재생산되는 노동의 시간성을 드러낸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미처 인식되지 못한 채 소모되어 온 역사의 허무를 바라보게 한다.

여다함의 <매우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 불만족>과 <Ballroom (0&1)>은 약 10년의 시차를 두고 제작된 두 편의 풍선 퍼포먼스 영상이다. 전자는 통신사 상담원의 만족도 조사 전화에서 촉발된 작업으로, 얼음에 풍선을 매달아 얼음이 서서히 녹으며 풍선이 날아오르는 과정을 기록한다. 이는 얼음이 녹아야 놓아지는 존재와 삶의 조건에 관한 은유다. 반면 10년 후의 <Ballroom (0&1)>에서 풍선은 보이지 않는 바람과 기후, 대기 속에서 교감하며 춤을 추는 주체적 존재로 다시 등장한다. 작가는 이 변화를 사회가 요구하는 규격화된 선택지에 대한 저항에서 주변 환경과 관계 맺는 태도로의 이행이라 설명한다. 이 교감은 어떤 극복이나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 주변에 존재하던 리듬을 알아차리는 데서 비롯된다. 작가보다 앞서 존재하던 세계의 질서들을 발견해가는 태도의 전환은 두 작품 사이를 연결하며, 우리의 삶이 무엇과 접촉하고 어떻게 함께 흘러갈 수 있는지에 관한 지속적인 질문을 건넨다.

이창훈은 <걱정이나 근심이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읽힐 수 없는 점자를 통해 닿을 수 없는 이상향을 말한다. 전구는 불이 꺼진 채 굳어 있다. 배경이 되는 폴리카보네이트 판은 1960-70년대 농촌의 초가지붕을 대신했던 슬레이트의 현대화 버전이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이 신기술은 최고의 속도로 달려온 압축 성장의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배경이 된다. 재료는 갱신되어도 구조와 체계는 크게 변하지 않는 세계를 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손 내미는 달콤한 제안 -“걱정이나 근심이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은 매번 유사한 방식으로 반복된다. <한강> 연작은 한강 물을 길어 와 수석의 형태로 얼려,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가리켜 온 손에 쥘 수 있는 관상용 사물로 되돌려 놓는다. 그러나 견고한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순간, 표면은 다시 뿌옇게 흐려지며, 기적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진실의 형태를 되물어온다. 3층에 전시된 <미완의 프로젝트:두물머리>는 재개발을 앞둔 지역에서 벌어진 프로젝트로, 주민들의 민원으로 끝내 마무리하지 못한 미완의 기록 영상이다. 개발이라는 사회적 욕망과 충돌을 미결의 상태 그대로 남겨두는 것을 선택한 작가는, 끝내 사라지고 마는 것들을 통해 우리가 붙들어온 이상향이 애초부터 완결될 수 없는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임흥순의 <위로공단>은 거대한 국가 통계와 성취 서사 뒤편으로 밀려난 이들의 나지막한 웅성거림을 전시장으로 불러온다. 그 누구도 제때 받지 못한 ‘위로’의 목소리가 작품 안에서 은은하게 되울린다. 작가는 ‘이곳에서 일했던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오랜 시간 그들의 자취를 추적해 왔다. 그 답은 차가운 지표가 아닌, 봉제공장, 전화교환원,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했던 작가의 가족과 이웃의 삶 속에 있었다. 압축 성장의 서사는 늘 익명의 다수, ‘여성 노동자’라는 집합명사로 그들을 지워왔지만, <위로공단>은 통계와 구호 뒤에 숨어 있던 개인들의 얼굴과 서사를 찾아간다. 그리하여 이 작업이 건네는 위로는 그 시절의 고통을 미화하거나 봉합하려는 위로가 아니라, 늦게 도착했지만 그래도 끝내 도착하고야 만 애도가 된다. 기성세대는 자신의 경험을 미처 성찰할 시간을 갖지 못했고 다음 세대는 그 과정을 알 기회가 없이 오늘을 마주해야 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위로공단>은 그렇게 세대와 세대 사이에 가로놓인 긴 침묵에 말을 건넨다. 3층에서는 <위로공단>의 사진 연작 <까마귀>, <동일방직>과 함께 아카이브 자료 총 21점을 열람할 수 있다.

정정주의 <Luminous City26-01>은 서울 및 금천 지역의 건축물을 소재로, 모니터와 거울이 교차하는 격자 구조 속에서 빛과 이미지를 순환시키는 작업이다. 작가는 산업화 과정 속에서 생겨난 공장과 기숙사, 양옥집과 소형 상가에 주목하며, 서구 모더니즘과 한국적 개발 욕망이 엉켜 만든 도시의 혼성적 표면들을 수집해 왔다. 카메라의 시선은 이 기이한 파사드들을 스치듯 훑으며 거울 너머로 반사해 낸다. 화면 속 건축물들은 눈부신 성장 신화의 상징처럼 빛을 발하지만, 카메라가 파고드는 표면의 안쪽은 텅 비어 있다. 건축물의 이미지와 전시장의 실제 공간,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관객의 신체까지 한 화면에 포획해 내는 이 반사의 장치는, 부풀어 올랐으나 결국 공허에 다다른 도시의 껍데기를 투영한다. 관객은 빛의 표면 뒤에서, 속도에 묻힌 공간의 기억과 일상에 남아 있는 결핍의 무게를 가늠하게 된다.

차재민의 <보초 서는 사람>은 지킨다는 행위에 스며 있는 근본적인 모호함에서 출발한다. ‘보초’라는 이름이 던지는 물음은 작품 내내 선명해지지 않은 채, 시스템이 약속한 보호의 사각은 개인에게 남겨진다. <보초 서는 사람>은 ‘보안’과 ‘요양보호’라는 노동을 매개로 ‘돌봄과 관리’, ‘보호와 감시’라는 대립적 개념이 한 사람의 몸과 시간 속에서 어떻게 교차하는지 추적한다. 안위를 살피는 노동은 완전한 통제가 불가능한 삶의 불확실성을 견디는 일이고, 개인의 내밀한 감정들은 사회적 시스템의 구체적 실천 안에서 희석된다. 작가는 언어화하기 힘든 타인의 고통을 성급히 봉합하는 대신, 이해와 몰이해 사이의 간극을 하나의 미해결된 균열로 남겨둔다. 서서히 빠져나가고 잃어가는 이 과정은, 국가 시스템의 사각 안에서 결국 개인의 몫으로 돌아온다.

백현주는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 미디어아트과를 졸업하고 글라스고 예술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대리 전》(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서울, 2024), 《친절한 영자씨》(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4; 인사미술공간, 서울, 2013), 《So there was》(사로 레온 갤러리, 라스 팔마스, 2019)가 있고, 《Acts of Recognition》(SALT, 서울, 2026; 코엔, 도쿄, 2025), 《이상 궤도》(레이지 마이크 갤러리, 서울, 2026), 《아니말, 그들이 왕이었을 때》(보안여관, 서울, 2023) 외 다수의 그룹전과 스크리닝에 참여하였다. 아서칼 레지던시(두바이, 2020), 바시스·국립현대미술관 교환 레지던시(프랑크푸르트, 2019),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0) 등의 국내외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올해의 포커스 온(2026), 시각예술작품집발간지원(2021), 경기북부 마을아카이브 프로젝트 리서치기금(2018) 등의 선정 이력이 있다.

여다함은 제주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개인전 《섭씨 22.5도 습도 20퍼센트 서풍 초속 8.7미터》(보안1942 아트스페이스 보안3, 서울, 2025), 《기체 액체 고체》(아트스페이스 풀, 서울, 2019), 《먼지 관제탑》(꿀풀, 서울, 2011)을 개최하였다.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6), 《인투 더 리듬: 스코어로부터 접촉지대로》(아르코미술관, 서울, 2024), 《Counting air》(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서울, 2023)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9),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4-2015)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제15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최종 후보 선정 이력이 있다.

이창훈은 강릉대학교 미술학과 조소 전공을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조소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미술대학 조소과에서 우도 코흐(Udo Koch) 교수로부터 마이스터슐러를 사사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유빙》(아트사이드, 서울, 2025),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지아가가갤러리, 서울, 2023), 《꼬리》(페리지갤러리, 서울, 2020)가 있고, 《더 드로잉: 나에게 드로잉이란》(소마미술관, 서울, 2025), 《우리들의 낙원》(문화역서울284, 서울, 2025), 《지구를 구하는 멋진 이야기들》(경포해변, 강릉, 2024)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화이트블럭(2017-2018), 인천아트플랫폼(2015),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3) 등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iF 디자인 어워드 대상(2018), K-디자인 어워드 브론즈(2017), 제10회 송은미술대상 장려상(2010) 등의 수상 이력이 있다.

임흥순은 경원대학교(현 가천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기억 샤워 바다》(제주 4·3평화기념관, 제주, 2023), 2022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2022), 《고스트 가이드》(더 페이지 갤러리, 서울, 2019)가 있고, 최근 그룹전으로는 《파의 질감》(예술공간 이아, 제주, 2026), 《지룽 차오 아트 페스티벌》(정빈 옛 어업회관 건물, 지룽, 대만, 2025), 《언제나 옆에 있으니까: 일본과 한국, 미술의 80년》(요코하마미술관, 요코하마, 2025) 외 다수의 전시와 스크리닝에 참여하였다.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이아 창작스튜디오(2017),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6),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0-2011) 등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2017), 제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독립영화지원상(2015),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2015) 등의 수상 이력이 있다.

정정주는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후버트 키콜(Hubert Kiecol) 교수로부터 마이스터슐러를 사사받았으며, 국민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Luminous City》(G.MAP, 광주, 2024), 《Light of Shadow》(메종 갤러리아, 대전, 2023), 《Luminous City》(갤러리 조선, 서울, 2023)가 있고, 《미래의 숨결, 무등의 오로라》(이강하 미술관, 광주, 2025), 《햇빛은 찬란》(석파정서울미술관, 서울, 2024), 《스틸 플로우》(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24) 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09),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08) 등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CJ문화재단 후원작가(2022),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2010) 등의 선정 이력이 있다.

차재민은 서울에서 거주 및 활동하고 있으며 영상, 퍼포먼스, 설치 작업을 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폭포와 희열》(프라이머리 프랙티스, 2025), 《이마 픽스 2024 – 빛 이야기》(일민미술관 서울, 2024), 《동결 반응》(잘츠부르크 쿤스트페어라인, 잘츠부르크, 2024), 《마음 1, 2, 3의 문제해결》(카디스트, 샌프란시스코, 2020)이 있고, 《서서울의 투명한 |청소년| 기계》(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서울, 2026), 《사랑의 기원》(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 2026),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폴란드 바르샤바 현대미술관, 바르샤바, 2026) 외 다수의 그룹전과 스크리닝에 참여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7), 두산 레지던시 뉴욕(미국, 2015),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2012) 등의 국내외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였고, 제21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26), 제69회 오버하우젠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언급상(2023), 아트스펙트럼 작가상(2022) 등의 수상 이력이 있다.

뉴홉 Another New Hope

2026. 7. 31. – 9. 19.
아트센터예술의시간 2층, 3층

백현주 Heaven Baek
여다함 Yo Daham
이창훈 Changhoon Lee
임흥순 IM Heung-soon
정정주 Jeongju Jeong
차재민 Jeamin Cha

주최 | 재단법인 노암
주관 | 아트센터예술의시간

디렉터 | 주시영
큐레이터 | 김민경
어시스턴트큐레이터 | 이시호
에듀케이터 | 유상아
운영지원 | 설미숙

글 | 주시영
사진촬영 | 전민혁
그래픽디자인 | 이재희
공간조성 | I&F
작품설치 | 아트이스트
작품운송 | 원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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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 및 수집방법

1)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 아트센터는 온라인 소식 발송, 전시 및 프로그램 신청 및 확인, 문의응대, 기타 서비스 신청을 위해 아래와 같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 성명,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 서비스 이용 과정이나 사업 처리 과정에서 서비스이용기록, 접속로그, 쿠키, 접속 IP, 결제 기록, 불량이용 기록이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2) 수집방법

홈페이지 내 온라인 상담, Q&A게시판

■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목적

아트센터는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음의 목적을 위해 활용합니다.

– 성명: 정확한 상담 진행을 위한 기본적인 사용자 정보

– 전화번호, 이메일: 문의 사항에 대한 답변 전달을 위한 연락처 정보

– 주소: 물품 배송 시 참고할 만한 배송지의 확보

■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해당 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련 법령에 의한 정보 보유 사유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법률 등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회사는 아래와 같이 관계법령에서 정한 일정한 기간 동안 회원정보를 보관합니다.

1) 계약 또는 청약철회 등에 관한 기록

– 보존이유 :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법률

– 보존기간 : 5년

2) 대금 결제 및 재화 등의 공급에 관한 기록

– 보존이유: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법률

– 보존기간 : 5년

3) 정보주체 불만 또는 분쟁처리에 관한 기록

– 보존이유 : 전자상거래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법률

– 보존기간 : 3년

4) 로그 기록

– 보존이유 : 통신비밀보호법

– 보존기간 : 3개월

■ 개인정보의 파기절차 및 방법

아트센터는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해당 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합니다.

파기절차 및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파기절차: 정보주체가 상담을 위해 입력하신 정보는 목적이 달성된 후 별도의 DB로 옮겨져(종이의 경우 별도의 서류함) 내부 방침 및 기타 관련 법령에 의한 정보보호 사유에 따라(보유 및 이용기간 참조) 일정 기간 저장된 후 파기되어집니다. 별도 DB로 옮겨진 개인정보는 법률에 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보유되어지는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습니다.

2) 파기방법: 전자적 파일형태로 저장된 개인정보는 기록을 재생할 수 없는 기술적 방법을 사용하여 삭제합니다.

■ 개인정보 제공

아트센터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원칙적으로 외부에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래의 경우에는 예외로 합니다.

1) 이용자들이 사전에 동의한 경우

2) 법령의 규정에 의거하거나, 수사 목적으로 법령에 정해진 절차와 방법에 따라 수사기관의 요구가 있는 경우

■ 정보주체 및 법정대리인의 권리와 그 행사방법

1)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최신의 상태로 정확하게 입력하여 불의의 사고를 예방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보주체가 입력한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의 책임은 이용자 자신에게 있습니다.

2) 정보주체는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권리와 함께 스스로를 보호하고 타인의 정보를 침해하지 않을 의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게시물을 포함한 타인의 개인정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해 주십시오. 만약 이 같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타인의 정보 및 존엄성을 훼손할 시에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등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3) 정보주체는 언제든지 등록되어 있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혹은 개인정보관리책임자에게 서면, 전화 또는 이메일로 연락하시면 지체 없이 조치하겠습니다.

4) 만14세미만 아동의 경우, 법정대리인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수정할 권리, 수집 및 이용 동의를 철회할 권리를 가집니다.

5) 귀하가 개인정보의 오류에 대한 정정을 요청하신 경우에는 정정을 완료하기 전까지 당해 개인정보를 이용 또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또한 잘못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이미 제공한 경우에는 정정 처리결과를 제3자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여 정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6) 아트센터는 이용자의 요청에 의해 해지 또는 삭제된 개인정보는 “회사가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에 명시된 바에 따라 처리하고 그 외의 용도로 열람 또는 이용할 수 없도록 처리하고 있습니다.

7) 만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법정 대리인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수정할 권리, 수집 및 이용 동의를 철회할 권리를 가집니다.

■ 개인정보 자동수집 장치의 설치, 운영 및 그 거부에 관한 사항

아트센터는 귀하의 정보를 수시로 저장하고 찾아내는 “쿠키(cookie)” 등을 운용합니다. 쿠키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이용되는 서버가 귀하의 브라우저에 보내는 아주 작은 텍스트 파일로서 귀하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됩니다. 아트센터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1) 접속 빈도나 방문 시간 등을 분석, 이용자의 취향과 관심분야를 파악 및 자취 추적, 각종 이벤트 참여 정도 및 방문 회수 파악 등을 통한 타겟 마케팅 및 개인 맞춤 서비스 제공

2) 귀하는 쿠키 설치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귀하는 웹브라우저에서 옵션을 설정함으로써 모든 쿠키를 허용하거나, 쿠키가 저장될 때마다 확인을 거치거나, 아니면 모든 쿠키의 저장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3) 쿠키 설정을 거부하는 방법으로는 회원님이 사용하시는 웹 브라우저의 옵션을 선택함으로써 모든 쿠키를 허용하거나 쿠키를 저장할 때마다 확인을 거치거나, 모든 쿠키의 저장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4) 설정방법 예(인터넷 익스플로어의 경우) : 웹 브라우저 상단의 도구 > 인터넷 옵션 > 개인정보